궁궐로 떠나는 조선시대 역사이야기


  학창시절 역사공부가 꽤나 재미없게 느꼈던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역사의 사실에 대한 기억과 역사적 공간의 합일점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는 지난 일들에 대한 사건들을 뼈대로 원인, 과정, 결과 그리고 감상을 재구성해야 하는 정말 추상적인 작업의 과정이다. 그것도 시대가 멀면 멀수록 점점 미궁의 시간을 헤매는 듯 하다.

 

 

 

그래서 역사는 지루하기 그지 없는 사건의 연대기 외우기, 인물의 업적 외우기가 되고 마는 듯하다. 더군다나 문화재는 늘 조상의 자랑스런 유산이라고 하는 압박?이 자리를 잡는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궁궐은 엄청난 자산이다. 조선시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공간이 있기에 더욱 친근하고 그 때의 감흥까지 더불어 느낄 수 있다. 요즘은 궁궐 정비 작업들이 활발히 이루어져서 많은 전각들이 다시 복구되고 있다. 

 

나는 가끔씩 현실의 힘듬이 느껴지면 궁궐로 피신을 간다. 다른 시간속으로의 변화는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 만큼 새로움을 선사한다. 눈에 보이는 다름의 공간속 뿐 아니라 스토리를 알고가면 더욱 멋진 힐링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삶의 운치를 더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이제부터 5대궁궐 및 종묘사직 그리고 한양도성까지 천천히 여유를 느끼며 스토리를 만들어가보자. 역사야 말로 현재의 시간을 벗어나 다른 시간영역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는 최고의 안내책자인 것이다.

 

  본격적으로 고고 ~~ <<경복궁의 아름답고 찬란한 이야기>>

 

고려 왕조 멸망 이후 조선의 수도인 한양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갖추어졌을까? 한양 도성 안에 필요한 건축물은 무엇이 있었을까? 궁궐, 종묘사직, 도성...등등 많은 것들이 떠올려 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궁궐이 먼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제일먼저 종묘와 사직이 만들어 진 이후 궁궐이 만들어 지면서 한양 도성이 만들어져 갔다.

 

<근정문 앞마당과 뒤로보이는 근정전의 위용>

 

  조선은 총 5개의 궁궐을 만들었는데, 경복궁(태조) -> 창덕궁(태종)-> 창경궁(성종) -> 덕수궁(경운궁, 선조) -> 경희궁(광해군) 순서로 만들어졌다. 조선의 왕은 이렇게 많은 궁궐이 필요했을까? 조선의 왕에게는 두 개의 궁궐이 필요한데 이를 양궐체제라고 한다.

 

조선초기에는 경복궁이 법궁이었고 창덕궁이 이궁이었다. 창덕궁의 확장개념으로 창경궁이 옆에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양궐체제를 유지한 이유는 법궁이 불타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 등 유사시를 대비해서 이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불타면서 급하게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사저가 경운궁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시 조성되었고, 광해군대에 경희궁이 새롭게 만들어 졌다. 조선 후기에는 경복궁이 없는 사태에서 정궁의 역할을 했던 궁궐이 창덕궁이다. 조선시대 5개 궁궐은 이렇게 양궐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만들어지 지게 되었다.

 

조선전기의 법궁은 단연 경복궁이었으나, 임진왜란이후 270년동안 허물어진 채로 재건되지 않았다. 대신 창덕궁이 정궁의 역할을 하며 경운궁, 경희궁 등이 이궁의 역할을 하였다.


  궁궐의 기본 구조는 외전과 내전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외전은 궐내각사, 왕의 정사를 보는 정전과 편전들이 배치되어 남성적이고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체계들을 많이 보게 된다. 반면 내전은 왕, 왕비, 대왕대비, 후궁, 동궁 등의 침실들과 휴식을 취하는 정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경회루 옆으로 보이는 인왕산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다.>

 

그래서 궁궐에 가면 앞부분은 규모가 비교적 크고 근엄하며 위용을 자랑하는 전각들이 많이 배치되었다. 반면 뒤쪽으로 갈수록 아기자기하게 꾸민 정원과 휴식공간 등의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궁궐 나들이를 한다면 건축물에 이름만 써있는 건축물을 그냥 스처가지 말고 한번쯤 공간적 구분을 하고 왕의 고된 하루를 상상하며 조선의 왕들의 삶을 재구성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공간여행이 될 듯하다. 다음 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경복궁의 각 전각들에 대한 얘기를 풀어가보려 한다.

 

하나씩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