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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9 썩은 사과보다는 썩은 상자 탓이 더 크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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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보다는 썩은 상자 탓이 더 크다

 

인간의 악행은 개개인의 기질 탓일가요 아니면 그가 놓여 있는 상황 탓일까요.

상자 안의 사과가 썩는 것은 사과 자체가 먼저 썩었기 때문일가요 아니면 사과는 원래 멀쩡했는데 썩은 상자가 썩게 만들었기 때문일까요.

 

악행을 하는 사람이 만들어 지느냐 태어 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정답은 100%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면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썩은 상자탓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사회도 다양한 부조리와 모순된 상황이 극에 달하고 있는데요..특히 교육문제는 너무나 심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각종 흉악범죄와 엽기적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이렇게 변했는지..깜작 놀랄정도입니다. 학교에서는 왕따나 폭력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다양한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지만, 학교폭력문제가 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오히려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학교폭력문제 뿐만 아니라, 일등지상주의, 학벌주의, 일류대학병, 승자독식문화등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우리 교육과 사회를 어둡게 만듭니다. 어느 누구를 배려하지 않고 남을 누르고 올라고가자만 합니다.신자유주의식 철저한 경쟁논리가 우리사회와 교육에 만연해 있습니다.

 

 

 

 

때로는 경쟁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현재 우리교육과 사회에서의 경쟁은 그 시작점부터가 같지 않습니다. 누구는 몇발짝 앞에서 시작하고 누구는 한참 뒤에서 시작합니다. 어떠한 공정한 룰과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불공정한 경쟁이지만, 아름다운 경쟁으로 미화되어 있을 뿐 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학교폭력등 다양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피상적인 문제에만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문제는, 100% 아이들에게만 잘못이 있지 않습니다. 사회와 어른들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1등만 강조하고, 좋은 대학만 강조하는데,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방인 처럼 학교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썩은 것이 아니라, 썩은 상자에 담겨 있는 꼴입니다.

 

 

 

 

그렇다면 앞서질문을 다시 해 보겠습니다. 상자 안의 사과가 썩는 것은 사과 자체가 먼저 썩었기 때문일가요.

 

상황이 악마를 만든다는 감옥실험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있습니다. 일명 스탠퍼드 감옥실험인데요..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24명의 지극히 정상적인 대학생들을 뽑아서 실험을 했습니다.

대학의 지하실에서 모의 교도소를 만들어 놓은다음에, 학생들을 교도관과 수감자 두 그룹으로 나눠서 구분을 했습니다. 양 그룹을 나눠서 2주동안 일반 교도소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을 하고 그 그룹간에 어떠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는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끔찍 했습니다.

 

간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죄수들을 잔인하게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은 진짜 교도관처럼 행세하기 시작했으며 그들 정체성마저 교도관에 하나씩 맞추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죄수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그들은 점점 가학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죄수들에게 주먹질과 가혹행위를 가하기 시작했고, 식을 주지 않고 한밤중에 깨우는 괴로움을 주는가 하면 화장실을 가는 것 조차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5명의 학생은 신경 발작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실험은 6일만에 중단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2주동안 실험을 하려고 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서 불과 6일만에 중단해 버린 것이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전혀 가학적인 사람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상황속에서 나도모르게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빠르게 변하게 된 것 입니다.

 

상황이 악마를 만들어 버린것 입니다. 연구결과를 보면.사람의 성격이나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과 상황이 개인을 통제해 버릴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즉 개개인의 기질보다는 상황이 우선하며, 그 상황을 조성하는 시스템이 우선한다는 것 입니다. 곧 썩은 사과보다는 썩은 상자 탓이 더 크다는 스탠퍼드대학 감옥실험의 결론입니다. 이라크전에서 미군들의 잔인성이 폭로되었죠. 감옥실험이 입증된 대표적인 결과가 이라크전쟁에서 포로들을 학대하며 잔인성을 보였던..평범한 미군들 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세계일보, 수감자와 교도관들의 역할 행동을 관찰한 스탠퍼드대학 ‘교도소 실험’>

 

이렇듯 몇가지 실험과 사례를 보아 알 수 있듯이, 상황을 조성하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 시스템과 상황속에서 개개인의 성격과 기질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사회와 교육도 마찬가지 입니다. 썩은 상자안에 오래 갇혀 있다보면 그 사과도 썩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이 실험결과를 100% 일반화 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짐바르도 교수는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오류때문에 생겨나는 다양한 부작용과 문제들...언제까지 아이들을 탓하고 신세타령만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교육은 전반적인 시스템이 문제입니다.

 

우리모두 썩은 상자속에 갇혀서..나도 모르게 썩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시스템은 생각하지 않고..처벌문제만 집중하다 보면, 학교폭력등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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