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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30 교육은 어머니가 만드는 음식과 같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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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어머니가 만드는 음식과 같다

우리나라 교육의 모순과 문제점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시정되거나 개선되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학부모로서, 그나마 서울시 교육행정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었으나 곽노현 교육감의 부재로 그나마도 정체위기에 있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교육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희망하고 있을까요? 우리교육에 진정 희망이 있기라도 하는 것 일까요? 각종 질문과 회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교육을 음식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한 가족이 있습니다. 엄마는 너무 바빠서 음식을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습니다. 주로 외식을 통해서 끼니를 해결하고는 했죠. 어느날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잘할 줄 아는 음식이 없으니,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다운받아 음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레시피에는 설탕 세스푼, 고춧가루 한큰술, 올리고당 2큰술, 어묵2개, 양배추 썰어서 한컵, 대파 1/3뿌리, 식초 한큰술, 소금1/4 작은술, 식용유 100-200ml, 계란노른자 1개(실온)....등등 음식재료들이 나열되어 있고,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음식에 서툰 엄마는 그 레시피 그대로 따라 합니다. 용어도 헷갈리고 음식재료 종류도 잘 모르겠지만, 메뉴얼대로 하나 하나 따라서 해봅니다. 진땀을 흘리면서 결국 음식이 완성됩니다. 가족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음식을 먹습니다. 음식에 서툰 엄마가 이렇게 레시피를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니 가족들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하지만 음식맛은 썩 좋지 못합니다. 아빠는 껄껄 웃으면서 먹지만, 아이들은 음식맛이 이상하다고 투덜됩니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엄마는 다음번에 또 음식에 도전합니다. 마찬가지로 레시피를 다운받아 100% 그대로 해보고자 노력합니다. 그대로 따라서 해보지만, 예상했던 맛을 낼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투덜투덜 대면서도 계속 음식을 먹고 결국 그 음식에 익숙해져, 나중에는 별 투정없이도 한끼를 해결합니다. 맛있게 먹는다기 보다는 그저 한끼를 해결 할 뿐입니다.

엄마는 엄마의 의지와 주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남이 만들어준 레시피에 따라 음식을 만들 뿐입니다. 레시피에 익숙해져서 메뉴얼 없이는 어떤 음식도 만들지 못합니다. 뚝딱뚝딱..사랑과 정성이 깃들기 보다는 빨리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 뿐입니다.

다소 과장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교육이 이와 같거든요.
주어진 교과서와 메뉴얼속에서, 주어진 시간안에 주어진 주제를 교육시킬 뿐입니다. 내용과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주어진 메뉴얼에 맞추기만 합니다. 도입은 어떻게 하고 전개는 어떻게 하고 결말은 어떻게 맺고, 시간배분은 어떻게 하고 등등 메뉴얼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이 메뉴얼을 내던지고 싶지만, 교육환경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메뉴얼대로 하지 않으면 당장 학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있따르고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모든 교육이 전인교육과는 무관한 메뉴얼식 입시교육일 뿐입니다. 그 안에는 배움에서 가장중요한 인간이라는 존재는 없습니다.

반면 어미니의 음식을 어떠할까요?

비록 많은 종류는 아니지만, 어머니의 음식에는 소중한 정성과 사랑이 깃들여 있습니다. 시장에서 장을 볼때도 오로지 가족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음식재료를 고릅니다. 음식을 만들때도 정성과 사랑을 가득담아 음식이 완성됩니다. 무엇하나도 대충대충 하는 일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음식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사랑이 곁들여 지니, 김치 한조각을 먹더라도 정말 감칠 맛 나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성인이 되어서 외지 생활을 하는데, 가끔씩 방문하는 고향에서 어머니는 아픈신 몸을 이끌고 항상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자식에게 내놓습니다. 피곤하시니까 쉬시라고 해도 쉬시는 일이 없습니다. 하나를 먹더라도 음식이 아닌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을 먹게되니 바로 꿀맛이 아니겠습니까? 그안에는 가장 소중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자리잡고 있으며 전인적인 요인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어머니의 음식맛은 전인교육과도 같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교육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의 소중함을 바탕으로, 정성과 사랑을 잘 버무려서 전인교육이 완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


                                 <사진출처: 문화저널 21>

어머니의 음식과 같은 전인교육이 되려면, 교사도 학부모도 학생도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물론 교육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함은 말할필요가 없겠지요. 교육감 직선제를 기반으로하는 교육자치제가 하나의 중요한 대안일 수 있습니다.

획일적이고 강압적이고 줄세우기식 입시교육이 아닌 신체적 성장, 지적 성장, 정서적 발달,사회성의 발달이 조화되는 균형잡힌 인간을 만드는 전인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정치의 예속에서 벗어나 단위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대폭확대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점수가 아닌 전인적인 요인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인교육은 교육의 이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은 전인교육과는 거꾸로 가고있죠.  입시위주의 성적지상주의와 학벌주의의 심각한 폐단때문입니다.

이상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대학을 가기위해서 그리고 기업체에 취업할때도 평가의 기준이 학점이나 점수 그리고 각종 스펙이 아닌, 전인적인 평가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면 어떨까 합니다. 결혼상대 고를 때도 좋은 직장이나 높은 연봉이 아닌 전인적인 인간이 우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바귄다면, 학교에서 전인교육을 하지 말라고 해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 전인
   (人)적 인간: 지()ㆍ정()ㆍ의()를 모두 갖춘 사람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어머니의 음식처럼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교육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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