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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1 디지털교과서로 정말 교실이 똑똑해 질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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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과서로 정말 교실이 똑똑해 질까?

대통령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대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을 확정했다고 합니다. 내용은 오는 2015년까지 전국 초·중·고에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돼 종이 교과서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2012년부터 시·도교육청에 기초학력 예방·진단·지도시스템을, 단위학교에는 온라인 수행평가체제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단계적으로 IBT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22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과감히 투자하네요.
어마어마한 돈이죠.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면모가 확연히 드러나는군요.

                <사진출처: 동아일보>

디지털교과서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 역시도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제안서도 많이 쓰고 백방으로 참 노력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주단가가 높기 때문에 많은 업체에서 사활을 걸고 이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대략 2000년 중반부터 발표가 있었고, 정부에서 꾸준하게 민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서 사업을 진행해왔었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똑똑한 스마트폰 개념이 없었기에, 요즘 같은 스마트한 단말기들의 출현이 디지털교과서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겠습니다.

디지털교과서는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점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교육의 황폐화와 비인간적인 교육은 오로지 종이교과서에 그 원인이 있지 않습니다. 종이교과서에 비해 디지털교과서는 내용이나 교육과정이 보다 학교나 교사 그리고 지역의 자율성에 기반할 수는 있겠지만 그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교과서 관련 발표를 할때 이명박 대통령이 인성교육에 대해서 지적했다고 하더군요.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하는데 컴퓨터 앞에서만 있으면 되겠느냐”며 “선생님과 대화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지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이 필요하고 (습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봐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합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정확한 지적입니다.

교육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즉 인간이라는 매개를 근반으로 할때 근원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공교육의 역할은 지식습득에만 있지 않습니다. 올바른 인간, 전인적인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명감과 목표가 있어야지, 지식 습득과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에만 집중하면, 현재와 같은 비인간화되고 황폐한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 껍데기만 바꾸면, 아무리 디지털 교실이건, 디지털 교과서건...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예산낭비일 뿐이며 교육개혁은 요원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사진출처: 서울신문>

2010년 기준으로 전국의 132개 학교가 디지털교과서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초등학교 4,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서 디지털교과서 수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디지털교과서 관련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모든 자료를 다 찾을 수는 없겠지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공개된 자료를 보면, 디지털교과서 효과성 측정 연구라고 매년 발표자료가 있습니다.

최근의 자료를 보면5개 주요과목(국어, 영어, 사회, 과학, 사회)에서의 학업성취도 변화와 학습몰입 수준향상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문제해결력 등 21세기 핵심역량 측면에서의 효과가 좋다고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즉 디지털교과서 활용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디지털교과서 활용수업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실험반의 사후검사 점수가 비교반의 사후검사 점수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지속적인 수업활용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과학교과의 학업성취에 있어서는 디지털교과서 수업이 서책형교과서 수업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기타 다른 자료를 찾을 수 없었는데,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의 연관성에 관한 자료는 꽤 있는데, 학생들의 인성에 관한 문제, 전인교육에 대한 문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즉 오로지 학습효과측면에서만 관심을 갖고 있지, 현재의 비교육적인 문제와의 연관성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학습효과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교과서를 통한 교육효과나 인지적/정의적 교육성과측면이 더욱 중요한것 아닌가죠?  오로지 국영수를 디지털교과서를 통했더니 효과가 좋다더라 그것이 전부인가요?

앞서 말했듯이 교육이라는 것은 지식습득에 있지 않습니다. 올바른 인간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디지털교과서가 본격 시행되면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인데, 가장 중요한 교과서와 진정한 교육과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아예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사진출처: 디지털타임즈>

예전에 포스팅한 적도 있었는데, 교육선진화 측면에서 정부에서도 적극 권장한 ICT활용 교육이 일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클릭교사만 양성한다는 많은 비판이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노력안하고 클릭교사만 양성하는 현재의 학교교실.. 포스팅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학교와 교육이 더욱 시끄럽습니다. 체벌에 대한문제, 교권 상실에 대한 문제, 학생 인권에 대한문제, 치열한 입시교육의 병폐에 대한 문제 등등 끊이지 않고 언론을 뒤덮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중 가장 큰 문제는 교육제도의 문제와 인성교육에 대한 문제입니다.
 
올바른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그리고 교육 제도의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디지털 교과서는 자칫 또 하나의 클릭교사와 클릭학생만을 양성할 뿐입니다.

전교조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무거운 책가방을 벗어나는 것만 이해가 갈 뿐 다른 부분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며 "예산 낭비로 끝날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각종 연구들을 보면 모니터를 보고 학습하는 효과는 인쇄물, 활자를 통해 공부하는 효과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 스마트 단말기를 100% 책임지지 않을 것이기에, 가정환경에 따라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교육도 디지털화가 되어야함은 자연스러운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한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자칫, 새로운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가뜩이나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가 산적해 있고, 교육관련 예산집행이 필요한곳이 많이 있음에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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