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다른 내일

한마디로 말해서 부유층이 부담해야 할 세금을 저소득층이나 서민들이 떠안게 만드는 것이 현대사회의 복권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듯이 다양한 복권이 있는데, 복권 발행의 목적과 사용내역에 대해서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국민 대다수가 목적과 내역에는 무관심한채 복권 구입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확천금이 눈앞에 보이는데, 국민대부분이 목적과 내역보다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허황된 꿈만을 꾸는 것이 복권발행 시스템인것이다.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데, 복권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층은 저소득층일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재벌이나 상위층에서 굳이 복권에 크게 목을 매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만져 볼 수 없는 돈, 그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막연하나마 일확천금의 꿈을 쫓아가는 계층에서 중독성을 지니고 복권을 구입할 것이다.

이들의 개인당 복권구매지출은 큰 돈은 아닐지라도 복권수익을 합쳐보면 어마어마한 재원이 되는 것이다. 결국 서민들이 나도 모르게 자발적으로 또 다른세금을 제출하게 만드는 것이 복권이다.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한탕주의나, 허무주의나, 개천에서 용날 수 없다는 패배주의, 각종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신데렐라 증후군,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 모든 요인들이 톱니마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면서 우리사회에서 제2의 로또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물론 위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복권의 메카니즘과 술수가 있다 하더라도 복권 한두번 사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몇 번 복권을 구매한 후 미래의 꿈을 꾸워보기도 했다.

가끔 재미나 좋은 꿈을 꾸어서 적당한 선에서 구매하는 복권은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고도 남는다. 그렇지만 일확천금의 꿈이나 한탕주의에 만연하여 중독성으로 복권에 매달리면 도박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복권에 당첨되기는 하지만 그 확률은 벼락맞을 확률보다 적다고 하지 않은가.

내가 그 대상자에 끼지 않을 특별한 이유가 없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복권을 즐길 수 있지만, 복권시스템에 숨겨있는 특별한 의미 즉 또 하나의 세금을 국민들에게 거두어들이는 보이지 않는 메카니즘이 있음을 이 또한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지난해 로또를 포함한 전체복권 판매액은 2조5255억 원. 이중 당첨금은 1조2754억원, 정부수입은 1조285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저소득취약계층에 투명하게 잘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항없이 거두어들이는 세금 그리고 불행이 만연한 사회에서 공허한 꿈을 꾸게 만드는 사회통제의 수단..이것이 복권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