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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8 맞벌이 아빠의 전쟁같은 매일 아침의 일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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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아빠의 전쟁같은 매일 아침의 일과

몇번 맞벌이 부부의 애환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요. 저도 10년이상을 맞벌이로 살다보니 참 할말이 많네요. 물론 아내가 더욱 힘들지만 아빠들도 애환이 많답니다.

엄마가 학교에 근무하다보니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편입니다. 아침에 교문지도 있는 날에는 새벽에 나갑니다. 아침에 눈 뜨면 아내가 없어져서 깜작놀라요 ㅋㅋ 

엄마가 없는 빈 시간을 아빠가 채워줘야 하는거죠. 그래서 아침마다 아빠인 제가 아이들을 등교시킵니다. 초등학생들이니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할 수 있지만, 신경써줘야 할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아이들을 일찍 깨우면 그나마 수월할텐데, 아이들 수면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아침 일찍 깨우는 것은 삼가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일찍 일어나면 조금은 괜찮은데, 전날밤 야근을 했다거나 과음을 한 경우는 일찍 못일어나서 아이들과 같이 출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답니다.




아침 7시 30분
이때부터 아이들을 깨우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7시쯤 일어났는데 갈수록 기상시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절대 한번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소리지르면서 깨울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노래도 불러주고, 음악도 틀어주고, 위협도 해보고..그래도 쉽게 안일어납니다.

7시 40분
아이들 기상 시간... 드디어 일어납니다. 일어났다고 뭐 바로 식사를 하거나 씻거나 하지 않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다시 졸기 시작합니다. 아빠가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이시간에 아빠도 씻고 옷 입고 출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아빠 대충 출근 준비하고 거실로 나오면, 아직까지 앉아서 졸고 있는 아이들때문에 정말 화가 나지만 참아야 합니다. 겨우겨우 협박하고 달래서 식탁까지 끌어놓습니다.  

7시 50분
드디어 아침식사 시간입니다. 일어나자마자 먹으려니 입맛이 있나요. 밥 먹기 싫다고 난리입니다. 새로 만든 반찬에 따뜻한 국물로 정성스럽게 차려주고 싶지만..제가 실력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럴 수도 없습니다. 엄마가 만들어 놓은 음식을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국고 데워주고 해도, 입맛이 없다고 먹는둥 마는둥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이 밥을 안먹으면 그것만큼 속상한 일이 또 없죠. 어쩝니까 시간이 부족하니 간단히 식사를 끝내고 빨리 양치하고 세수하라고 재촉합니다.

8시 정각
아이들이 씻기 시작합니다. 둘이서 같이 씻다보니 항상 충돌이 일어납니다. 꼭 싸우죠. 그래서 한 아이씩 씻으라고 타일르기도 하지만, 시간관계상 같이 씻는 날이 많습니다. 그럴때는 항상 싸웁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시간도 없는데 자꾸 싸우면 이것만큼 화나는 일이 또 없답니다. 이럴때 버럭 화를 내고 혼내주는데, 아침이라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합니다.

8시 10분
이때부터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 옷장에서 옷을 꺼내 정성스럽게 코디를 해놓습니다. 아이들은 그대로 입기만 하면 되는데, 옷입으면서 많은 실수를 합니다. 옷을 뒤집어서 입기도 하고, 단추를 잘못채워서 처음부터 다시 채워주는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고양이 세수를 해서 눈꼽이 묻어있기도 하죠. 머리 단정하게 해주고 옷입는것 마무리 하면 드디어 등교준비가 끝납니다.
황당한 일은, 오늘 체육시간이 있어서 체육복 입어야 한다고 하면 입었던 옷 다 벗고 다시 체육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아빠만 마음이 바빠서 온 집안을 뛰어다닙니다. 애들은 어찌나 태평한지...할말이 없습니다^^


8시 20분
드디어 학교로 출발하는 시간입니다. 아빠하고 같이 현관문을 나섭니다. 학교가 근처에 있어서 먼 거리는 아닙니다. 아파트 정문까지 가서는 갑자기 신주머니 놓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빠가 집까지 부리나케 뛰어가서 신주머니를 가져옵니다. 신주머니 챙기는것을 자주 깜빡해서 아빠가 꼭 챙겨주는데, 아빠도 깜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눔의 건망증~ 

이렇게 집 근처에서 아빠하고 아이들이 헤어집니다. 이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아빠를 꼭 껴안아 주고 뽀뽀도 해줍니다. 오늘 아빠 일찍들어오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멀리까지 가서도 손을 흔들며 "아빠 안녕"하고 소리쳐 줍니다. 아빠는 아이들때문에 지쳐있는데, 아이들은 무엇이 그리 신났는지 싱글벙글 하면서 학교로 갑니다.

뒤에서 아이들이 학교가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 아이들 책가방이 너무 무겁습니다. 책가방이 터질 것 같아요.
학교 사물함이 꽉 차 있어서 놓고다니지도 못한답니다. 짧은 시간에 무슨 공부를 그리 많이 하는지 책가방이 항상 빵빵합니다. 거기다가 수업준비물등을 챙겨갈때면 어깨는 물론이고 양손이 밑으로 푹 쳐집니다. 그런모습 보면 참 안스럽기도 하죠~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부모님의 손이 많이갑니다. 지금은 부보님의 보살핌과 관심이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낄 것 입니다. 조금만 더 크면 아빠 엄마보다는 친구들을 더 찾겠죠.

아이들은 정말 빨리 자라는 것 같습니다.키도 몸도 부쩍 자랐습니다. 아빠하고 공놀이 하면 어른들처럼 공을 차기도 해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사내아이들이라 애교는 없습니다. 집도 몸도 가꾸는것을 모릅니다. 스스로 거울한번 보고 옷이나 머리를 단정하게 했으면 하는데, 그런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사내아이들이 크다 보니, 요즘은 내 아들이라는 느낌보다는 친구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같이 공놀이도 하고,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씨름도 하고 아빠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가끔씩 딸들처럼 애교가 그립기도 하지만, 친구처럼 커가는 사내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친한 친구들과 한 집에서 동고동락을 하고 있으니 이처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정말 전쟁터 같은 매일아침의 일상입니다. 매일아침 목소리 톤이 올라갑니다. 그래도 친구 같은 두아들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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