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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7 아버지의 흐르는 눈물을 어찌 잊겠습니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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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흐르는 눈물을 어찌 잊겠습니까?

저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 올바른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봅니다. 우리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마음도 있지만 그것을 떠나서 자녀양육 그 자체가 힘들고 때로는 지치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의 방식을 떠나 명사들의 글을 읽어도 보고 블로그도 기웃거리고, 관련 책들도 읽어봅니다.

아빠와 엄마의 자녀들을 위한 방식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그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얼마전 포스팅한 부성애와 모성애에 관한 글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의 가정에서의 교육방식은 한마디로 엄부자모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엄부자모(嚴父慈母)란 엄격한 아버지와 사랑이 깊은 어머니라는 뜻으로서, 아버지는 자식들을 엄격히 다루어야 하고, 어머니는 자식들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위해서 세세하고 미세한것까지 신경 쓰고 보살피지만, 아버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어험~ 하면서 회초리 하나만 가지고 위엄과 권위를 가지고 아이들을 훈육한 방식이죠..과거 우리 할아버지 세대가 전형적인 그러한 세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과거 우리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엄격하고 권위가 있었던 시대였죠. 표현도 많이 부족하시고 그저 껄껄껄 웃어주시고, 어험~ 하면서 가부장적인 권위로서 아이들을 훈육하셨죠..
훈육을 떠나서 너무나 바쁘고 힘들었던 시절이었기에 어머니한테만 모든 것을 맡기고 아버지들은 주로 바깥일을 많이 했었던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많이 바뀌었죠..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엄마 보나 더욱 자상하고 세세하게 아이를 잘 돌보는 신세대 아빠들이 엄청 많습니다. 엄부자모라는 용어 그 자체가 구시대적인 용어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저희 아버님도 어렸을때 무척 엄격하셨죠.
모든 가정일은 오로지 어머니만 하시고 아버지는 주로 경제적인 활동에 주력하시면서 오로지 바깥일을 돌보시기만 하셨습니다. 권위와 위엄이 있으셨기에, 아버지이지만 가까이 다가서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항상 예와 도덕을 강조하시고, 시간나실 때 마다 족보를 들추시면서 우리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셨습니다. 따분한 이야기이지만 아버지가 무섭기도 해서 묵묵히 따라갈 수 밖에 없었죠. 아버지와의 대화도 많지 않았고, 가끔씩 놀아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기쁘기도 하면서 서먹서먹 하기도 했답니다. 엄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죠.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그러다가 제가 군대를 가게 되었죠.
입대하기전 부모님께 큰 절 올리며 작별 인사를 하게되었습니다. 그때 흐르던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빠알간 눈시울로 집앞까지 배웅나와 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절대 잊지 못합니다. 위엄과 권위 그리고 무뚝뚝함의 대명사였던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훈련소에 입대한 후에도 아버지는 편지를 통해서 사랑을 표현하셨습니다. 절대 말로서는 표현을 못하신 분이었지만, 글로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저는 아버지의 새로운 면을 보고 뜨겁게 눈물을 흘렸었죠. 편지내용은 집안 식구들 이야기, 특히 어머니 이야기를 주된 주제로 편지를 항상 보내셨죠. 1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보내셨는데 정말 그때의 감동도 잊을 수 없답니다.
그 편지를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결혼하고 이사를 많이 하면서 분실했는데, 제대 후에도 그 편지를 보고 또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바란다”. 항상 아버지가 끝맺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네 아버지 세대는 그랬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끝이 없었지만, 성격상 그리고 시대적 분위기나 상황상 절대 표현을 하지 못하셨던 것입니다.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요즘 엄부자모라는 말은 거의 없습니다. 구시대의 전형적 표현으로 이미 퇴출된 말이죠. 한편으로는 엄부자모의 역할과 분위기로 사회와 가정의 기강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많이 있습니다만, 이미 과거의 이야기임은 분명합니다. 어머니가 엄해서 아이들은 아빠 등 뒤로 숨는 경우가 요즘 세상이죠. 때로는 자부엄모 때로는 자부자모가 요즘의 전형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정도와 강약의 조율이 필요하지만, 엄격하고 단호한 아빠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역할을 엄마가 하느냐 아빠가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죠.

아버지의 사랑과 어머니의 사랑... 표현과 사회상의 반영일 뿐이지 부모님의 사랑은 결국 같을 수 밖에 없죠.

갈수록 각박해지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회입니다. 버릇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 사회입니다.
아이들의 잘못을 무조건 귀엽다고 받아만 주고 있습니다. 엄한 꾸짐음이 점점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미 잊혀져가고 있다 하더라도, 엄부의 모습이 더욱 그리워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옛 선인들의 지혜를 되새겨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죠. 아빠 엄마 구분이 필요없습니다. 부모 모두 자(慈)를 기본으로 엄(嚴)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제가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천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이 더욱 가슴적시게 만드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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