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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30 대한민국 역사의 아픔-조정래 상실의풍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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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의 아픔-조정래 상실의풍경

상실의 풍경은 대한민국 역사의 어두운 과거와 아픔을 다시한번 조명한다.
이책은 1970년대 조정래 작가의 초기 소설모음집으로, 후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등에서 표현하는 이념이나 철학과 일맥상통한 주제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조명했듯이, 모든 주제의 결말은 비극적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거나 통쾌하거나 한방의 복수나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실 조정래 작가의 소설들은 대부분 그렇게 끝을 맺는다.
비극적인 우리의 아픔과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고 아직도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일제강점시대, 해방, 여순반란사건, 한국전쟁, 좌우파의대립, 독재, 민중항거, 군사독재..아직까지 우리의 의식과 역사속에서 살아 숨쉬는 뼈 아픈 우리의 슬픈 과거이다.
불과 몇십년만에 푹풍우처럼 휩쓸고 가버린 치열한 이념전쟁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많은 지식인의 고민과 좌절, 민중들의 분노와 봉기,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 물질만능시대의 도래까지 아주 급박한 대한민국의 현대사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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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면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이다. 일제시대의 잔재는 그대로 이어지고, 한국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나쁜 빨갱이 집단이고, 불쌍한 베트남을 돕기 위해 한국의 용맹한 군대가 파병을 했고..오로지 결과만 이야기 하던 시기이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처절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계급의 대립속에서 아픔과 상처를 입었던 소시민들의 이야기는 누구의 관심사항은 아니었을 것이다.

1970년대는 부강한 대한민국의 재건설과 경제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것들은 언급되어서도 안되고 우리는 오로지 경제발전과 부를 축적하기 위해 앞만 바라보고 살았던 시대이다.
당시 시대적 상황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었던 무시무시한 유신독재가 이어지던 시대였다.
이 책은 우리 과거의 억압과 상처를 치유하고자 고민했던 작가의 고민과 번민을 충분하게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상실의 풍경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조정래
출판 : 해냄출판사 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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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풍경
경제발전이 한참 이어지던 1970년대, 계산과 타산으로 대변되던 그 시대였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과 무지에서 고통받고 있을때, 일부는 급변하는 경제발전과 부의축적을 위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살아야만 했다.
접대, 치열한 경쟁, 영업, 승진, 술, 담배 등 현재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겪고 있는 치열함과 스트레스도 1970년대의 일부계층도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하나의 통과의례로 다가온다.
너무나 빠른 발전으로 잃어버린 나의 모습과 정체성,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물질주의, 그리고 변하는 주변환경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방황을 하게 된다.

스트레스성 정신질환, 어디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을 도려네고 없애버리면 된다.
도대체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노이로제 신경쇠약이 무엇인지..이해 하기도 힘들다.
과거와 달리 너무나 빠른 경제발전속에서 오로지 앞만보고 달린다.
뒤돌아 볼 여유조차 없이 오로지 성공을 위해 앞만보고 달린다. 당연히 몸이 고장날 수 밖에 없다.



공기좋은 고향에서 요양을 하고 오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고 고향을 떠난다.
보름간의 요양으로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 극복 될 수 있을지..하여간 희망을 가지고 과거의 추억과 어렸을때의 친구들, 동네 풍경..모든 것들을 그리며 편히 쉬기 위해 고향길로 향한다.
도착하자 마자 모든 것들이 삐걱거린다.너무 낙후되어 있는 시골,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다, 빵, 맥주 조차도 시골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아직 화장실도 그대로다.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인다. 변은 너무나 높이 쌓여있고 벌레들은 우글거린다. 사람들도 세련되지 못하다. 대화가 되지도 않는다.

과거의 풍경을 그대로 만나지만, 주인공은 이미 변해 있는 것이다.


다시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빌딩, 육교, 전화벨소리, 9시에 멈춰진 광화문의 전자시계, 사장의 씩씩거리는 숨소리, 긴급간부회의, 무중력상태의 분위기,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아내의 애처로운 표정과 눈길, 수출상품 불합격 반송통보, 예순두번째 돌아온 정종잔, 웃음소리..서울, 서울, 서울...................머리를 감싸 잡았다.

이미 출세와 성공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있다.
정신적인 안정과 요양은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치열한 스트레스와 경쟁이 있는 서울..주인공은 서울로 향하면서 오히려 안도를 할 수 있다.

오로지 경제적 발전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달려온 1970년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요즘은 너무나 일반적인 스트레스가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질병이었을 것이다.
너무나 급격하게 달라진 시대와 풍경...

이미 경쟁에 물들여져 출세와 승진만을 바라보며 성공을 바라는 주인공의 육체는 과거지향적인 정신적인 안정과 평화는 오히려 또 다른 스트레스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200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 같아, 작가의 통찰력과 예지력에 또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청산댁
일제하에서 부를 축적한 부잣집에서 종으로 살고 있는 남편과 그의 아내 청산댁..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소시민들이 느끼는 아픔과 소외 그리고 처절한 고통을 고스란히 묘사하고 있다.
일제시대때 땅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지주, 그리고 머슴과 종들의 관계 철저하게 과거의 계급사회의 모순을 대변하고 있다.
청산댁의 남편은 지주의 동생을 위해서 대신 징용을 가게된다. 남편이 징용을 간 사이 청산댁의 딸은 병으로 죽게되고, 지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결국 쫓겨나게 된다.
3년이지나 징용에서 돌아온 남편이 복수로, 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게 되는 청산댁..행복한 삶을 살아가나 했는데, 다시 한국전쟁이 일어나 남편은 군대를 가게되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또다시 불행을 맞이하게 된 청산댁, 아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하게 된다.
큰 아이는 병을 앓아 장애인이 되었고, 둘째 아들이 태어나 모든 애정을 쏟으며 아들을 키운다.
아들은 결혼을 하게되서 손자를 낳지만, 아들은 월남전으로 파견을 가게되다.
베트남에서 아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이 청산댁의 낙이다.
손자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청산댁은 아들이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받게 된다..
정말 전쟁과의 계속되는 악연이 계속된다.
전쟁으로 점철된 기구한 삶이며, 과거 대한민국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많은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죽어갔는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정말 처절하게 공감하며 읽은 소설이다.
그 시대가 오래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부모님들이 지냈던 인고의 세월이었기 때문이다.



이책에 수록된 그밖의 단편 소설로는
당시 사회나 학교의 모순을 지적한 "선생님 기행", "이런식 이어다"

그리고 카투사나 미군과의 관계를 그린, "누명", "거부반응", "빙판", "타이거메이져"등의 소설을 수록하고 있다.


이책은 이렇듯 과거의 아픔이나 고통을 겪었던 소시민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2000년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과거 선조들의 치열한 이데올로기 대립과 극심한 좌우 이념갈등으로 인해 많은 희생이나 아픔이 있었다. 그러한 댓가로 탄생된 현재의 모습이 사실 부끄럽기도 하다.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일이나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먼 과거의 일처럼 우리 기억속에는 오로지 성공과 돈만이 우리의 가치와 이념을 조종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분량으로 보아도 아주 작은 이야기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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