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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터널로 매일출근, 기관사 공황장애로 투신 누가밀었나?

엊그제 사건이 발생했었죠.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한 기관사가 투신자살한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날이 월요일 이었죠. 저도 평소와 똑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월요일이면 의례발생하는 출근대란이나 교통체증이려니 생각했는데, 평소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계속 지하철은 오지않고, 사람들은 지하철역으로 더욱 몰려들고 한마디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왕십리역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방송만 계속 울려퍼질뿐 영문도 모른채 짐짝처럼 내몸을 지하철에 의지하며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기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출근해서 컴퓨터를 켰더니 실시간검색어로, 왕십리역이나 지하철사고등이 바로 올라오더군요. 이날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했던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고의 원인이 전혀 밝혀진바는 없었습니다.

오후쯤에서 올라온 소식이 공황장애를 앓던 지하철 기관사가 스크린도어를 열고 투신자살했다는 끔찍한 내용이었습니다. 지하철이 늦게 온다고 투덜투덜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어두운 암흑같은 터널에서 얼마나 고생했으면 공황장애를 앓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되었을까 하고 생각히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사진출처: 서울신문>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아시죠?
이경규, 김장훈, 차태현, 김하늘씨등이 공황장애로 고생했거나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몇번 있어서 상당히 익숙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불안감이나 긴장감이 급습하고 호흡곤란이 일어나기도 하며 심장이 터질것처럼 뛰는 증상을 보입니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죽을것 같다는 심한 공포를 느끼고 심하면 발작증세까지 일으킨다고 합니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심각한 스트레스는 그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지하철 기관사들의 공황장애 발생율은 일반인들의 7배게 이른다고 합니다. 지상구간에서 지하구간으로 들어갈 때 깜짝깜짝 놀라거나 밤에 잠을 못 이루고,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황장애는 기관사들의 직업병으로 인식하고 산업재해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기관사들은 일반인들에 비해서 우울증은 2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4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스크린도어가 모든 역에 설치되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즉 터널이 전에비해서 더욱 어두워지고 밀폐되면서 기관사들이 더욱 힘들어 했다는 것입니다. 전기값 아낀다고 터널내에서 형광등을 켜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그에따른 적절한 환풍이나 조명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외에도, 1인 승무제와 개인별, 팀별, 소속별 경영평가 등이 기관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진출처: 참세상>

이번 일로 지하철 기관사들의 어려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렇게 힘든 상황인지는 몰랐었네요. 캄캄하고 어두운 터널안에서 하루종일 운전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스트린도어로 바깥세상과 완전히 고립되고 밀폐된 공간에서 몇천명의 승객을 나홀로 책임지며 장시간 운전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 입니다. 어찌보면 끔찍한 일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몸이 아파도 인력이 부족해 쉴수도 없고 각종 업무평가로 더욱더 큰 스트레스만 주고 있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이 건강하지 못하면 안전한 지하철 운행도, 잘 나가는 회사도 만들 수 없습니다. 기관사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서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신자유주의 철학하에서 무조건 경쟁만을 강조합니다. 작업환경이나 시스템은 개선되지 않으면서 치열한 무한경쟁으로 모든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 참으로 암담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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