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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8 아기가 된 증조할머니, 나 역시 울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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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된 증조할머니, 나 역시 울었다

 

오늘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날만 유독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관심을 갖는 날은 물론 아니죠..부모님 건강하실때 그리고 살아계실때 효도하고 사랑해드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아무리 아프셔도 내 곁에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행복으로 여겨야 하겠죠.

 

아기가 된 증조할머니 사연 아십니까?

전국 초등학생 사진일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영월초등학교 민다인 학생의 작품입니다.

 

우리 증조 할머니의 연세는 94세이시다. .

할머니는 멀쩡하다가도 어느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 20년 전으로 돌아가 잠도 안 주무시고 밤새워 벽과 이야기를 하신다. 또 대문 밖을 나가시면 길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할아버지 성함과 전화번호가 적힌 명찰을 증조할머니 등에 달아놓으셨다.

 

명찰을 달고 아기처럼 행동하는 증조할머니가 불상하다. 어느 순간부터 증조할머니 몸에서 냄새가 난다며 할머니 옆에 가지 않았던 내가 부끄럽다....증조할머니를 괴롭히는 치매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그래도 힘내세요..라고 썼습니다.

 

 

 

 

벽을 바라다보고 있는 할머니의 사진한장과 함께 게재된 이 내용은..가슴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가슴에 전율까지 느끼게 만듭니다. 저 역시도..치매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의 시각으로 바라다본 할머니의 치매에 대한 생각인데..글 내용을 보더라도 아이는 가슴이 따뜻하고 성숙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증조할머니 몸에서 냄새가 난다며 할머니 옆에 가지 않았던 내가 부끄럽다..증조 할머니에게 책도 읽어드리고 친구가 되어드려야 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인인 저 조차도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몸이 좋지않으셔서 대수술을 받으시고 오랜기간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가..치매에 걸리셨는데요..

 

노인들이 대수술을 받거나 장기간 입원을 하시면..치매 전단계인 섬망이라는 증상이 온다고 합니다. 일종의 치매 비슷한것인데..병이 회복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많은 경우 치매가 된다고 하죠..저희 어미니도..그렇게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아주 심한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가족생활에 큰 변화를 주고 말았습니다. 너무나도 큰 변화가 우리가족에게 찾아왔습니다.

 

위의 아이가 일기에 써 놓았듯이..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20년..50년전으로 돌아가십니다. 현재와 과거를 구분못하는 상황이 대부분이죠..방금전에 한 행동이나 한 말을 대부분 기억못해서..같은 질문과 같은 말을 하루에도 수백번 반복을 하십니다. 관절염과 디스크증상도 있고 연로하셔서..거동이 불편하시기도 하니..대소변이 원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방과 몸에서는 항상 냄새가 납니다. 실시간으로 씻겨드릴 수 없기에..그러한 냄새는 없앨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면..성인인 저조차도..어머니 곁에서 친구가 되어주고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도..처음에는 할머니를 이해하다가도..할머니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말 그리고 냄새때문에 할머니를 멀리하고 맙니다. 할머니는 약자이고 중한 병을 앓고 계시다고 아이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줍니다. 때로는 강하게 혼을 내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아이들이 할머니와 친한 친구가 되고 할머니를 모두 이해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인인 저 조차도 잘 못하는데..초등학생 아이들이 할머니를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고자 온 가족이 다짐을 하고 노력을 하더라도 막상 현실앞에 봉착하면 심한 좌절을 느낍니다. 치매를 앓고 계신분과 같이 생활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지만..너무나 부족하고..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때로는 온 가족이 심한 스트레스로 시달리기도 합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라는 옛 말도 있습니다..

 

오늘 위의 사진과 일기를 보면서..가슴이 뭉클해지고 다시한번 반성을 해봅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마음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의 옹졸한 마음을 들켜버려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무리 아프셔도..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죠..효도를 하고싶어도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겠죠...오늘 초등학생의 사진과 일기가..저를 크게 일깨워 주네요.

 

민가인 학생..정말 훌륭합니다. 좋은 심성을 가지고..훌륭하게 성장하기 바랍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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