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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8 지금과 같은 학교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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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학교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요즘 신문기사를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교육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극단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이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관련글을 포스팅 해보고자 합니다.

프랑스의 교육학자 라이머라는 학자가 저술한 “학교는 죽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기능주의 이론에 기반한 학교교육에 반대하고, 갈등주의 이론에 입각하여 학교는 죽었다라는 책을 기술하였습니다.

그의 주장을 보면 현대의 학교는 산업혁명의 소산물로서, 끊임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숙련된 노동자들을 배출하기 위한 통일된 교육이 필요했으며, 기득권층이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아무런 저항없이 학교를 통해서 주입시키며 결국 현재의 계급구조를 공고화시키며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역할을 학교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근대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지배와 종속관계를 더욱 공고화시키고 재생산 시킴으로서 모든 인간들을 획일화되고 규격화시키는 역할을 학교가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라이머는 교육문제를 단지 교육이라는 울타리안에서만 해석하지 않고 정치, 사회, 교육, 문화, 학교 등 모든 문제와 복합적으로 해석하여 결국 자본가계층이 그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계층구조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학교를 이용한다고 비판한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학교를 졸업해야만이 사회에서 행세할 수 있고 권력과 자본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서 누구나 학교교육을 맹목적으로 받게하며 그 과정에서 계층간의 관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마치 종교처럼 생각하게 됨으로서 지배관계에 순응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입니다. 마치 지금 한국교육의 상황과 아주 흡사합니다. 누구라도 대학을 가기위해서 몸부림치며 명문고 명문대학을 가지 못하면 영원히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될 것 같은 두려움속에 아무런 비판과 의심없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라도 맹목적으로 교과서를 달달달 암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학교는 죽었다의 저자 라이머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이 판가름할 문제입니다.

요즘 한국의 교육문제는 참으로 심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것 입니다. 교육에 대한 위기나 교육붕괴의 문제는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요즘 선진국인 미국만 보더라도 교육문제가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교육개혁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사실 국민교육제도의 역사는 대략 200여년이 되지만, 현재와 같은 보편적인 의미의 학교교육은 대략 100여년의 역사입니다. 전세계가 세계대전과 같은 심각한 격동기를 거쳤기에 실제적으로 보면 학교교육은 대략 50-60년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졌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각 국가별로 대처하는 방법은 사회, 경제, 정치의 인프라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짧은 역사속에서 우리나라는 무조건 선진국의 교육제도만을 맹목적으로 답습했습니다. 또한 오랜 군사독재시절을 거치면서 위에서 말한 라이머의 주장처럼 철저하게 학교가 이데올로기와 계급의 재생산의 수단으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 주간동아>

지금은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고전적인 시각과 이론만으로 학교교육과 공교육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아직까지 산업시대의 학교제도의 모습을 고스란히 안고있는 것이 현재 한국교육의 현실입니다. 교육이라는 본연의 가치는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배움의 즐거움이 사라진지도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일방적인 줄세우기식 교육과 암기식 교육 그리고 오로지 명문대학만을 바라다보며 초중고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면 밥벌이하기 힘들다는 인식하에 맹목적으로 표준교육과정만을 달달달 외우며, 강압적이고 폐쇄적인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교육시스템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요?
아시아경제 신문기사를 보니, 케리 페이서라는 영국 퓨처랩(Futurelab) 원장은 자신의 최근 저서(Learning Futures; Routledge 2011)에서 의무교육 시스템은 곧 종말을 고할 것이며 '2015년까지 고교생의 절반이 학교를 자진 중단하고, 2020년이면 전통적인 교실은 역사적 유적지가 될 것이다'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정책을 논할 때 학교 시스템을 중심으로 보는 것은 낡은 사고"라며 20년 후에는 학교의 비중이 10%밖에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현재 공교육의 문제점의 한계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부모의 계급과 자본에 의해 교육이 좌지우지되며 결국 불평등이 극심화되고 있는 매개체의 역할만을 학교에서 충실하게 계속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면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언제까지 이어지리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교육에 대한 마인드와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 기반하여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기인것 같습니다.

학교교육은 종속과 지배의 관계를 떠나고 누구나 재미있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교육의장이 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극한 성적지상주의와 승자독식주의가 극에달하고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사제간의 존경과 사랑이 점점사라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누가보아도 정상적인 교육상황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지속적으로 번성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대대적인 교육 시스템 개편과 일관성있는 교육 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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