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다른 내일

 약 2년전이네요. 우리가족 모두 외국에서 체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 방과후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이들 영어과외를 했습니다.(오해는 마세요. 한국에서 하는 학습지와 같은 것이니까요) 그 당시 아이들이 많이 어렸고, 특히 둘째 아들(당시 7세) 같은 경우는 정말 심한 개구쟁이 였습니다. 좋게 표현해서 개구쟁이지 정말 다루기 힘든 아이였습니다.

아빠 엄마도 다루기 힘든 아이를 집이긴 하지만,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영어로 아이를 지도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 전에 한 선생님은 이미 포기하고 떠났고 두 번째 선생님이 일레인이었는데, 역시 몇 달 있다가 떠나겠지, 떠나면 말지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없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예상한대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상과 벌이라는 행동기제를 활용하면서도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를 안았습니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수업을 하는가 하면, 엄마 가슴만지듯 일레인 가슴을 아이가 만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주었습니다.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했지만, 그 안의 사랑과 진실이 내재되어 있기에 아이도 그것을 느끼게 된 것이죠. 

무엇이든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시간만 지나면 되지만, 그 시간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지도하고 아껴 주었습니다. 서서히 아이도 마음을 열고 일레인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학습결과도 아주 좋았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30분동안 하던 수업이 1시간으로 늘어났고, 아이가 공부 더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오히려 말리느라 힘들었죠..일레인이 언제오는지 항상 기다리고 수업을 너무나 좋아했답니다.

바쁨에도 불구하고 휴일이 되면 차를 끌고 와서 놀이터나 공원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일레인 집으로 초대해서 성대히 파티도 열어주었습니다. 생일이라고 손수 케익을 밤새 만들어서 우리집에서 같이 파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일레인이 우리아이들을 본인 아이들 이상으로 아끼고 사랑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사랑과 진실이 있는데 이 세상에서 마음을 열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과외선생님 이었지만 정말 진실되게 맹목적으로 아이들을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의 변화도 비약적으로 많았죠.

역시 진실이 살아있는 교육은 위대합니다.  그리고 진실은 역시 통하며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아이가 그렇게 따르고 좋아했던 선생님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둘째아이 학습지 선생님은 아이 다루기가 힘들다고 집사람에게 항상 하소연 하고 있답니다. 아직까지도 아이가 심한 개구쟁이 거든요.

교육방식은 누구나 같을 수는 없습니다. 교육에 관련된 여러가지 이론도 있고 철학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입니다. 사랑과 이해가 기본이 되는 교육은 이 세상 어떠한 것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위대한 것입니다. 

오늘 일레인에게 메일을 보내야 겠네요 보고싶다고..나중에 한국에 꼭 방문하라고 말해 주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