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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의 의미

학부모의 사전적인 의미는 학생의 아버지나 어머니라는 뜻으로,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는 말입니다. 즉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인생의 과정에 있어 자녀를 둔 부모로서는 누구나 한번은 얻게되는 자연스러운 호칭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학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 색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에서 부모가 되고, 부모가 되면서 자식을 양육하고 교육시키고 함께 더불어가면서 우리만의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갑니다.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정이라는 것은 우리사회를 이루는 근간이자 든든한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별안간 학부모라는 새로운 과정이 파생되고 든든한 가정이 불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자녀가 취학을 하게 되면 당연히 누구나 학부모가 되는 것이지만, 우리사회에서 학부모가 상징하는 것은 치열한 자녀교육의 현장에서 전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일종의 야전사령관이 되어버립니다.

아이의 꿈과 소망을 소중히 가꾸고 보듬어 주어야 하지만, 학부모들의 과도한 욕심과 열망으로 아이들은 치열한 순위싸움과 피말리는 경쟁의 세계로 빠져들고 맙니다.

물론 전부는 아닙니다. 정도의 길을 걷는 학부모들도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작년에 공익광고로 나와서 아주 유명했던 광고인데 다들 기억하시나요?





학부모들을 비하했다고 해서 소송까지 났었던 광고입니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나는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길
참된 교육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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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 그대로 해석하자면, 부모는 선이요 학부모는 그 반대입니다.

누구나 다 부모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학부모의 의미를 그 반대로 생각하게 하는 광고입니다.
그 비교자체가 너무 양분법적이고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학부모를 손가락질하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사회가 그러한 학부모를 만들고 있고, 학부모가 상징하는 의미를 변질시켜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도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이 이런 문제들입니다.

위의 광고에서처럼 진정한 부모의 마음과 부모의 자세로 아이들을 대하고 싶지만 나도 모르게 학부모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급격한 경제발전속에서 사회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으며, 많은 객관적인 통계자료에도 증명되었듯이, 후세대의 학벌이 경제력을 좌우하게 되고, 그 학벌은 부모의 경제력과 부모가 시키는 사교육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사회가 이러한데 모든 학부모에게 위의 광고에서 말하는 부모가 되라고 어느 누구도 감히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학부모가 되느냐 부모가 되느냐의 선택은 개개인의 선택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미 심각할 정도로 사회의 양극화와 물질만능주의는 깊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 개개인의 선택이기 보다는 사회적인 합의와 동의가 우선일 것입니다.
아니 어느 무엇이 우선이 아니라, 사회적인 합의와 개개인인 학부모의 의지가 병행되어야 만이 우리사회는 모두 진정한 부모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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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것은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지식과 기술을 지도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인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행위가 보다 포괄적입니다. 교육의 바람직한 형태는 지덕체를 포함한 전인교육의 완성에 있습니다. 또한 수단과 목표를 도덕적으로 해서 피교육자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이끌어 주어야 하며 올바른 인성교육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 항상 반성합니다. 위에서 말한 본연의 교육을 아이에게 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회의감도 듭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잠재성과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어 주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매일 합니다. 아이가 꿈꾸는 꿈이 진정한 아이의 꿈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꿈이 나의 꿈이 아닌지 항상 반문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영어, 수학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너희가 항상 건강하고 착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대답은 엉뚱하게 나옵니다. “TV를 보니 아빠 엄마가 하는 거짓중에 하나가 공부는 못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라” 라고 하던데 아빠도 거짓말이지? 우리가 공부잘해서 1등하기를 바라는 거지? 이런 대답을 들을때는 참으로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학부모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적인 공감과 합의가 병행될 때 가능 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껴 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참 쉽지 않습니다.

부모의 욕심을 자식이 묵묵하게 채워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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