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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7 카이스트 총장 책임회피인가 격려인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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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총장 책임회피인가 격려인가


영재교육의 산실인 카이스트 재학생의 연이은 자살문제로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5년간 8명이나 자살했고, 금년 들어 3명이나 자살을 했으니 이게 어찌 간단하게 넘어갈 문제인가? 누가 보아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자살의 이유는, 많은 보도기사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치열한 경쟁에 그 원인이 있다.

새로운 총장 부임이후 전체 학생에게 지급되던 장학금이 성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성적이 저조한 학생은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이름하여 징벌적 등록금 제도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글로벌 수준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지만, 상대평가를 전제로 한 카이스트 학점체계는 재적인원의 3분의 1이 등록금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한다. 30% 이상이 3.0 이하의 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학점 2.0 미만의 평점자의 경우 최대 750만원의 등록금 폭탄을 맞게 된다니 그 스트레스가 어찌 극에 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전학년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하니, 입학사정관제등으로 특정 분야의 영재들을 모아놓고 그들 개개인의 잠재성을 키워주기는 커녕, 보편성을 기준으로 모든 학생들이 무한경쟁의 나락으로 빠지게 했다.
위와 같은 제도는 모든 분야를 잘하는 사람을 위한 제도에 보다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무한경쟁 시스템을 통해서 보다 치열하게 학문을 하고 아주 열심히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그 자체를 부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등록금이라는 자본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경쟁심을 유발하고 자존심을 자극시키며, 동기부여를 하고자 했다니 이게 어찌 교육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최소한의 교육철학과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철저한 자본과 자본주의의 논리로 상아탑을 물들인게 아닌가 한다.


사실 현재 카이스트의 교육제도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었고 그에 따른 개선방안이 준비중이라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보다 긍정적인 교육제도가 마련될 수 있겠다고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에 카이스트 홈페이지에 게재된 아래와 같은 현 총장의 글을 보고 그러한 기대마저 저버리게 만들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있는 일류 대학의 경우 개교 이래 학생들의 자살사건은 계속 있어왔고 명문대학의 학생들은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KAIST 교수님들의 학문에 대한 원칙과 학생들에 대한 높은 기대로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고 학생들 스스로도 취업 등을 준비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우리는 예전 세대들이 가질 수 없었던 많은 편리와 기회를 누리고 있으며, 가중된 압박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지불해야 되는 대가일 수도 있다"며 "이 세상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노력 없이, 고통 없이,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했다.

서 총장은 "궁극적으로 해결책은 우리들 각자의 마음과 자세에 달렸다고 본다. 만일 우리가 '항상 이길 수는 없으며, 나중에 이기기 위해 때로는 지금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우리는 이런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주위의 성공한 사람들도 이전에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해봤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구구절절 너무나 멋있고 타당하고 합당한 말이다.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로 국민들은 충격을 받고 대학측의 확실한 문제인식과 그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로 더 이상의 젊은 영재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짧은 시간안에 대안이 나올 수는 없으므로 확실한 대안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자살에 대한 정확한 문제인식이 필요할 지인데, 이번에 발표한 글에서는 도저히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지 큰 의문이 든다.


학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자살한 학생들은 의지가 약해서 좌절했고 그 좌절이 자살로 이어졌다는 것인가. 더 큰 성공을 위해서 현재의 제도에 잘 적응한 사람만이 최후의 승자라는 것인가.


이 세상의 모든 이치는, 항상 이길 수는 없으며 다양한 좌절과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즉 실패와 좌절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의 법칙과 같다.
그렇지만 그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하는 수단이 정당하지 못하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열정과 의지는 거꾸로 반감이 되며 그 실패에 대한 댓가는 입안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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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체벌을 통해 면학분위기 조성을 시도했고, 그 수단으로 등록금을 활용했다.


부정적 징벌을 통한 학습효과의 촉진과 면학분위기 조성, 그런 과정을 통해서 탄생하는 사람이 카이스트가 지향하는 창의적이고 뛰어난 인재인지 묻고 싶다.
부정적 체벌을 통한 교육 과정속에서는 승자독식의 비열하고 냉정한 인간이 다수 도출될 수 밖에 없다. 같은반 동기를 누르고 내가 이겨야만이 승리할 수 있으니 따뜻한 인간관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일류대학이고 영재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며,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부정적체벌의 수단으로 등록금을 활용했다.
장학금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이 체벌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한순간에 변신을 했다.
등록금이 한국사회에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 형제, 부모님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나 하나의 잘못으로 우리가족의 생계의 흐름을 뒤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단순하게 학점이 높고 낮고, 석차가 높고 낮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나 혼자만의 심리적이고 영적인 좌절을 떠나 하나의 죄의식과 자괴감이라는 나락에 빠져버린다. 그들이 고등학교까지는 영재소리를 들었던 유망주들 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죄의식은 더욱 강화가 될 수밖에 없다.


시급한 해결방안보다는 문제의식의 재 점검이 더욱 필요하다.


로봇영재에게 어려운 수학공식을 영어로 모두 이해하게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생각해볼 문제는, 지금 카이스트의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을 단기간안에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책을 만들어 가야하는데, 그 문제의식 조차도 정확하게 파악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카이스트 총장의 글에 대한 비판이 나의 오해일 수도 있지만, 해결 방안을 찾기전에 문제가 생긴 원인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하나의 일류대학 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발견할 수 도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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