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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아들 둘 낳아줘서 고마워요


아이들 관련 블로그 포스팅을 많이 했듯이, 저는 사내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과 4학년, 한창 말썽을 피우고 에너지가 왕성할 시기입니다.

항상 애들 쫓아다니면서 집을 치워야 할 정도로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죠.


특히 왕성한 에너지 덕분에 집에서 항상 축구나 야구를 합니다.
물론 진짜 공으로 하는것은 아니죠. 베개, 인형, 쿠션등등 모든 것이 공으로 둔갑합니다.
무엇이든 보이면 던지고 차고..항상 주의를 주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네요.


사내아이 둘이다 보니 집이 항상 시끌벅쩍 합니다.
둘이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그러다가도 한번 다투면 심하게 다툽니다.
다투다가 놀다가 또 다투고 울고 말리고 또 재미있게 놀고 이게 사내아이들의 집에서의 일상입니다. 심하게 다툴때는 퍽퍽 소리가 날정도로 가끔씩 서로 때리기도 해요.
만일 주먹다짐이나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아빠 엄마에게 경을 치는 날이기 때문에 그리 심한 것은 아니지만, 사내아이들이다 보니 서로 욱하는 감정이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게 한답니다.

사내아이들 키우면서 아무리 감정이 격해져도 주먹을 들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무척중요하답니다. 집안에서 행동이 밖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니 말입니다.
집사람과 항상 하는 말이 있죠.."사내녀석 둘 키우기 힘들다. 둘 중에 하나가 딸이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을텐데"..물론 아이들 듣지 않게 둘이서만 속삭이는 거죠...


우리 아들들도 가끔씩 그럽니다. 서로 한참 다투다가 “동생이 여동생이었으면 좋겠어”, “형이 아니라 누나였으면 좋겠어” 하면서 하소연을 하기도 합니다.

딸만 키우는 친구 녀석은 우리 집 상황을 이해를 못합니다. 아들만 셋 키우는 친구가 있는데, 저보고 자기 앞에서 아들 둘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지도 말랍니다. 상상을 초월한답니다.

서로 다투면서 그렇게 정이 드는데 형제간이죠^^

 




오래만에 화창한 일요일 오후, 큰 아이가 숙제를 마치고 “아빠 밖에서 축구하고 올게” 라고 말합니다. 작은 아들도 덩달아서 “오케이 오케이 축구 축구..축구하러 가자”

아이들 마음이 하나가 됩니다. 서로 뜻이 우연히 맞았는지 서로 환호합니다.

갑자기 큰녀석이 “아빠 엄마 아들 둘 낳아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고서 축구하러 휑하고 날라갑니다.

우리 부부는 순간 뭐? 뭐라고? 아들 둘 낳아줘서 고맙다고? 어안이 벙벙하죠~


축구를 신나게 하고와서, 저녁밥을 먹는 시간입니다.

아빠: 아까 아들 둘 낳아줘서 고맙습니다 라고 한 이유가 뭐야?

큰 아들: 응..그거... 남동생을 낳아줘서 고맙다고. 우리끼리는 남자니까 서로 노는 것도 비슷하고 같이 축구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하고, 같이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너무 너무 좋아. 나는 동생이 남자라서 좋아.

작은 아들: 나도 형이 좋아

큰아들: 학교에 가면 여자들은 이상해. 축구도 안하고 야구도 안하고. 맨날 때리기만 한다니까. 여자들이 힘이 쎄. 그런데 여자가 나를 때린다고 남자인 내가 어떻게 여자를 때리겠어. 왜 때리는지도 모르겠어. 그냥 때려..때려도 참지만 너무 아플때도 있어. 여자들은 참 이상해 (정황상 구타를 당하거나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아빠: 니가 미워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일종에 친밀감의 표시야. 아니면 니가 짖궂게 장난을 했던지.

큰아들: 아냐 장난치지도 않았어. 우리반 여자애들은 다 이상해 신경질만 많이 내고..축구 따위는 좋아하지도 않고 지들 끼리만 놀아..정말 이상해..그리고 화나면 아는척도 안해


아이들이 크면서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조금씩 느끼는것 같습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끼리끼리 놀이문화가 형성되고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지만, 지금은 그 과도기인것 같습니다.
성정체성과 성역할이 명확하지 않는 시점에는 서로 똑같은 성이라고 느끼고 남녀가 행동이나 생각에 차이가 있다는 것 자체를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죠.
어린아이들이 누구나 겪게 되는 과도기적 상황인것 같습니다.

차츰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느끼면서 사춘기가 찾아오겠죠. 따라서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성역할이나 정체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시점이죠. 요즘 초등학교에서 남녀간의 성역할과 정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데, 90%이상이 여교사이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이 쉽지 않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교육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남교사와 여교사의 잠재적인 역할과 과정속에서도 남녀의 차이를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이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우리 큰아이 입에서 남동생이 있어서 좋다라는 말이 처음 나온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남녀차이를 크게 구분하지는 않았거든요.
밖에서 놀이를 하더라도 여자와 남자아이들이 섞여서 어울리며 놀았는데, 지금은 남녀가 따로따로 노는 경향이 아주 뚜렷합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이러다가 바로 사춘기가 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아이 많이 컸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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