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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

맞벌이를 하는 까닭에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키는 것은 언제나 아빠 몫입니다.
엄마가 출근하고, 아빠도 대충 출근 준비해놓고 아이들을 깨우기 시작합니다.
사실 아침에 아이들 깨우는 것이 절대 쉽지 않습니다. 아빠도 출근해야 하고, 아이들도 씻고, 밥 먹고, 옷 입고 정신없이 빨리빨리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어른들 마음처럼 어디 빨리빨리 움직여 주나요~

아빠: 시간되었다. 빨리 일어나야지

아들 둘: 졸려~아빠 지금 몇 시야?

아빠: 8시다(사실은 7시 50몇분쯤 되었음)

아들 둘: 벌써 8시라고?(후다닥 일어나자마자 디지털 시계를 봅니다)

뭐가 8시야~ 7시 52분이잖아. 아빠는 왜 이렇게 거짓말을 좋아해....

항상 시간가지고 문제입니다.
보통 어른들은 반올림하거나 내리기도 하고, 급하면 10분-20분 정도는 더해서 시간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몇시 몇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더군요..몇초까지는 아니지만 52분을 55분으로 말하고, 7시 55분을 8시라고 이야기하면 아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거질말쟁이라는 거죠.

그래서 집에서 시간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이 아빠 말을 믿지 못합니다. 정확하게 몇 분 이라고 말 해도, 아이들은 아빠가 말하는 시간을 믿지 못하고, 직접 시계를 보면서 확인을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비슷한 일로, 퇴근시간대에 아이들이 전화를 합니다.

‘아빠 지금 어디야?’ ‘응 집에 거의 다 왔어’라고 무심결에 이야기를 합니다.
20-30분 정도면 집에 도착 할 수 있기에 거의 다 왔다고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아파트 정문까지 나와서 아빠가 진짜 다 온 줄 알고 기다리기까지 합니다.
아빠가 도착하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해서 왜 다왔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지하철안에 아빠가 있는 것인지 아이들은 이해를 못하고, 우리 아빠는 거짓말쟁이라고 놀려대고 화까지 낸답니다.

아이들은 정확하게 지금 아빠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하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오면 어느 정류장에 있으며 집에 도착하기까지 정류장이 몇 개 남아있는 것 까지 알고 싶어 합니다. 물론 항상 우리아이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출처: 구글닷컴 이미지 검색>

우리 어른들이 무심코 하는 거짓말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뜨거운 탕속에 들어가서 '아 시원하다' 라고 하고, 목적지가 많이 남았는데 '거의 다 왔다. 바로 저기다'라고 하기도 하고 언제 들어와 하면 '응 조금만 있다가 바로 들어갈꺼야' 라고 하는 등 무의식적으로 답해버리는데,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만큼 우리 어른들은 통합적이고 두리뭉실한 언어나 태도에 익숙해 있는 것이고, 아이들은 다분히 분석적인 사고방식을 하고 있다는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국민들의 사고나 체계도 그러하고, 그에 따라서 언어조차도 그렇게 통합적으로 변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졸지에 아빠가 세계최고의 거짓말쟁이로 몰려버렸는데, 아이들도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빠의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철이 든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험한 세상살이에 조금씩 동화되고 있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빠 집에 다 왔다고 아이들이 그대로 믿고 한없이 아파트 정문에서 기다리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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