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노스탤지어 시네마천국

일상& 교육/오늘하루 2011. 5. 22. 06:00 posted by 하늘이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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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노스탤지어 시네마천국

얼마 전 직장동료와 술자리를 같이한 적이 있었다.

오래간만에 사적으로 술잔을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예전 첫사랑 여인과 다시 만날것인가 만나지 않을 것인가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났던 여자친구인데, 남자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가고, 대학가서 고시준비한다고 고시공부에만 매달리고, 차츰 연락도 뜸해지고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각자 결혼해서 잘 살고 있지만, 우연히 옛 여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몇일 후에 지방에 내려가서 커피라도 한잔 하고 올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 결심을 했는데, 사심이 있는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괜히 현재의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첫사랑의 여자친구의 변한 모습에 소중한 설레임마저 잃어 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온다고 한다.

선택은 스스로 하면 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굳이 만날 필요가 있을까 한다.
서로에 대해 궁금한 마음은 있겠지만 서로의 사정을 안다고 특별히 바뀔 것도 없고, 첫사랑의 소중한 추억과 설레임이 서로를 보는 순간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한다.
첫사랑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처음 만나는 사랑은 경험도 없고 미숙해서 서로의 마음뿐이지 원할한 소통으로 이어지기가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미숙한 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추억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나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삶의 에너지로 작용할 것 같다. 소중한 추억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조차 싫을 정도로 삭막하다.
그렇다고 과거로의 회귀나 과거지향적인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한편이 생각났다.

과거 학창시절 가슴 저리게 보고 또 보았던 시네마천국이라는 영화이다.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OST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한동안 핸드폰 벨소리로 사용하기도 했다. 좋은 영화는 보고 또 보아도 느낌이 새롭고 비슷한 감동을 끊임없이 받을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명작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보다.

시네마천국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소년 토토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장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님의 일을 돕는다.
토토가 이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하는 이유는 바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 일을 도우면서 알프레도라는 영사기사와의 친분이 이어진다.
영사기사 생활의 고독함과 비전이 없음을 알고 있는 알프레도는 토토가 영사기술을 배우는 것을 싫어하면서 항상 아들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토토를 품게 된다.

이 시절의 마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모두 신부가 검열을 하게 되는데 웬만한 키스씬은 모두 삭제가 된다. 영화의 마지막에 삭제된 키스씬들이 모두 나오는데, 과거를 회상하며 그 씬을 바라보는 토토의 마음은 결국 우리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첫사랑의 추억과 과거의 향수로 온몸의 전율을 일으키게 하는 명장면이다.

성인이 되어 토토는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고, 예전의 영화관은 철거되고 알프레도는 이 세상에 없다. 알프레도가 죽으면서 토토에게 남긴 한 개의 필름통을 가지고 마을은 떠나는 토토, 자신의 새로운 극장에서 알베르토의 필름을 상영해 보는데, 거기에는 어린 시절 신부에 의해 삭제된 영화 속 키스 장면들이 이어져 계속 흘러나온다.
토토는 그 필름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감격을 억누르지 못한다.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며 추억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다.

알프레도와의 인연과 더불어 토토에게는 더욱 아름답고 소중한 또 다른 추억이 있었다.
바로 첫사랑 엘리나와의 사랑이야기이다. 엘리나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결국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결국 혜어져 30년을 기다리게 된다.
마을을 떠나 토토는 30년 동안 알프레도의 조언에 따라 단 한번도 마을을 방문하지 않는다.
절치부심해서 로마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다.



알프레도의 사망소식을 듣고 고향에 방문해서 토토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첫사랑의 여인 엘리나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것은 바로 알프레도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에게 끌려가기전 엘리나는 토토에게 연락처를 남기지만 토토의 앞날을 망칠까봐 두려웠던 알프레도에 의해 토토는 메모지를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메모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30년이 지나 토토와 엘리나는 눈물겨운 재회를 하게 되고 자신들의 헤어짐이 알프레도 때문이었다는 것도 알게된다.
알프레도를 순간 원망하는 토토에게 그런 아픔을 겪지 않았다면 현재의 너와 너의 위대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엘리나는 위로해준다.

그런데 알프레도는 왜 토토와 엘리나를 헤어지게 만들었을까?
알프레도는 사랑은 순간적인 것이며, 너희 둘의 사랑은 축복받지 못하고 있고, 어느 순간 사랑이 식으면 둘의 삶이 더욱 비참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둘의 사랑에 알프레도가 개입해서는 안되었지만, 그만큼 알프레도는 토토를 친자식저처럼 친구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것이다.

알프레도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바로 최선이었을 것이다.
고향에 계속 있으면 토토는 계속 엘리나만을 그리워 할 것을 예견한 알프레도가 고향을 떠나라고 조언을 하게 되고, 그 바탕위에서 토토의 성공적인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



토토와 알프레도의 유명한 대회가 있다.

너를 위해 내가 애기하나 해줄까?

아주 옛날에 공주와 사랑에 빠진 병사가 있었다. 그들의 사랑은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공주는 병사에게 제안을 하지. 100일 밤낮을 발코니에서 나를 기다려 준다면 결혼해줄 수 있다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이 병사는 공주의 발코니 앞에서 기다렸어. 10일, 20일, 30일, 99일..공주는 줄곧 지켜보고 있었는데, 99일째 되는날 이 병사는 사라져 버렸어..

마지막 밤에 병사가 떠났어요?

그래 마지막 밤에 떠났어. 그 이유는 나도 몰라..니가 이유를 안다면 나에게 이야기 해주면 좋겠다.

전에 병사와 공주의 이야기를 해주셨죠?

하루만 참으면 공주와 결혼할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공주는 결혼해 주지 않았을 거예요..신분의 차이등 상황과 환경이 그들을 결혼하게 할 수 없었겠죠.

그렇지만 99일 동안 병사는 희망과 꿈을 안고 행복하게 공주를 기다렸겠죠.

그래 그것을 알았으면, 너도 병사처럼 해라. 그리고 이곳을 떠나라..

넌 나보다도 못봐, 인생은 영화와 달라. 인생이 훨씬 힘든 것이다.

한번 이곳을 떠나면 아주 오래 있다가 와야 한다. 다시 고향에 돌아온다면 정든 땅과 고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돌아와선 안 돼. 모두 잊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 향수에 젖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을 하든 어렸을 때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너의 일을 사랑해라


병사와 공주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듯이,토토와 엘리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99일을 기다려온 병사의 마음으로 사랑의 기억은 아름답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환상과 소중한 기억은 깨어지고 만다.
병사가 99일째 그 자리를 떠난 이유도 공주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알프레도 역시 토토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 아름다운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첫사랑의 추억은 가슴속에 남아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만일 토토와 엘리나의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고 토토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다.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첫사랑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추억으로 가슴속 깊이 새기는 방법을 일깨워 준 것이다.

영화속에서 토토와 엘리나는 결국 재회를 하게 되지만 영화 줄거리상에서 오해와 진실을 풀어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만일 둘의 재회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버전에 따라서 재회장면이 있는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음..굳이 재회장면이 없더라도 감동은 충분할 것 같다)




역시 첫사랑의 기억은 가슴속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것 같다.

불꽃은 재만남는다. 아무리 위대한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사랑이 찾아온다..아주 기억에 남는 대사이다.

오늘 나에게 고민을 이야기한 직장동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키스씬 모음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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