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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4 꽉꽉 채워야만이 교육이 제맛이 나는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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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꽉 채워야만이 교육이 제맛이 나는가

스승의 날을 맞아 과거 선생님들도 생각나고,  과거와 현재의 우리교육의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이 글을 포스팅 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이 생각난다.
많은 시들을 읽고 암기하기도 하고 그 의미를 파악한다.
모든 것들이 시험문제를 풀기위해서 수업이 진행되지, 시를 가슴으로 느끼고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시 한편을 공부하면 선생님이 불러주신 해설의 내용만으로 교과서가 빠곡하게 채워진다. 시험문제도 그렇게 풀어나간다.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는데 나의 감정과 생각 따위는 필요없다. 오로지 선생님의 설명과 교사용지도서 내용만 달달달 암기하고 숙지해야 한다. 시인조차도 자신의 시에 관한 입시용 문제를 맞출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선생님들은 참 친절하시다.

국사수업시간을 예로 들자면, 갑오개혁 발생년도, 배경, 원인, 결과, 의미를 표로 만들어서 쉽게 암기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 임진왜란 발생년도 선조 25년(1592년), 배경, 원인, 결과 등을 역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신다.
우리는 그저 달달달 외우기만 하면 된다. 원인과 배경이 꼭 그것만은 아닐것인데, 원인1, 원인2, 배경1, 배경2, 배경3..이렇게 달달달 외우기만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 사건의 사실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된다.
정해진 테두리 그 이상에서 생각하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선생님이 필기하라는 것만 필기하고 외우면 된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학창시절 학과조교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엄격한 교수님과 한방을 쓰면서 항상 긴장하며 생활을 했던적이 있다. 그 교수님이 일을 시키는 스타일은 특이하다.
문제를 주어주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고 찾아가야 한다. 어떠한 가이드도 없고 언질도 주지 않는다. 스스로 고민 고민하면서 이게 맞을까 틀릴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된다.
보고서를 드리면 역시나 별다른 반응이 없다. 몇가지 교수님의 의견을 제시해주고 약간의 방향을 잡아주면 또다시 보고서를 보완하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미 남들에 의해서 제기되거나 밝혀진것은 참고사항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최종 보고서 자리는 내용에 대해서 1:1 토론하는 시간이다. 그러한 과정과 과정을 통해서 나 스스로 새로운 발상과 사고를 하게 되며 내가 부쩍 커버린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대학교이상에서의 교육방식과 초중고등 학교에서의 교육방식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한참 호기심이 왕성하고 창의성이 활발한 초중고시기에서 보다 토론과 철학이 기반된 창의성교육이 주가 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많은 신문기사를 보면 대학생들이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대학교조차도 주입식교육이 주가 되고 침묵으로 일관된 수업이 대부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초중고 시절 전혀 해보지 않았으니 대학교에가서 수업방식의 변화에 적응하리란 절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샐던 교수가 하버드에서 수업하는 장면은 정말 먼나라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초등학생인 우리아이들도 벌써부터 그런 교육에 익숙해져 버려서 안타깝다.
내용자체가 어렵고 개념자체가 난해해서 어려운 단어에 밑줄 긋고 용어를 이해하기 바쁘지 내용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폭넓게 사고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용이 어렵다 보니 그저 막연하게 암기만 할 뿐이다. 또한 공부해야할 분량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이다.
물론 과거의 교육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개념적 지식의 전달이 학교수업의 대부분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몇해전 대한민국 교사들을 위한 교사직무연수용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했던적이 있다.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서 토론할 기회가 많았다.
선생님들도 위의글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진도를 나가야 하고, 각종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틀을 만들어서 아이들에 암기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수업방식을 통해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진도가 늦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어서 수업방식의 변화는 현 구조상 불가능 하다고 한다.
이러한 구조와 환경이 계속되는 한 아이들은 앵무새처럼 교과서의 지식만 배울뿐이지 다양한 창의성개발과 그를 통한 소중한 꿈을 가꾸고 실현하기가 더욱 어려워 진다.

엘리먼트라는 책을 보면 저자는 "인간은 누구나 창의적이며 각자 다양한 지능을 타고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교육은 우리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지 않고 학습 능력에 국한된 획일화된 지능만을 강조해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유독 심하다.

몇일전 신문기사를 보니 시험을 앞두고 초등학교에서 0교시 수업은 물론 휴일에도 등교시켜 무리한 수업을 강행했다고 한다. 이는 한창 움트고 있는 어린 새싹들의 창의성을 뭉개버리는 가혹한 일이다.

우리 교육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주입식 외우기가 대부분이다. 더욱 심각한것은 철학, 역사, 문학 등 인문학은 철저히 외면하고 국영수 과목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대학생들은 작문이나 발표, 토론에 약해 창의적 논문을 내기 힘들고 하버드대의 중도탈락자는 아시아권 학생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한국인의 중도탈락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기사도 본적이 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한국학교를 다니면서 수업방식이 달라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기사가 있다. 토론이 없고 무조건 주입식으로 이루어지니 수업자체가 흥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날 선생님이 칠판에 주제를 적어주고 토론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 신이나서 수업에 열중을 했는데, 중간에 선생님이 주제의 정답을 이야기 하고 나머지 시간은 정담을 합리화 하고 정당화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교육의 현실이다.

학업성취도평가, 일제고사, 진단평가, 서울대학교 많이 보낸 학교 등등 언론과 정부에서 연일 떠들어 댄다. 학생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평가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는 관련 사교육이 판을 치고 스펙쌓기로 변절이 되어 아이들의 부담만 훨씬 강화되고 있다.


                                          <사진출처: 매일경제>

다가오는 사회는 다양성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감수성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성공여부를 떠나서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그러한 인간들이 더욱 필요 한 것이다.
현재의 교육은 아이들 시험보는 능력을 키우는데만 기여를 하고 있다. 일제고사식의 한 줄 세우기에만 주력하고, 획일적인 교육과 평가로 다양성과 창의성이 감소되는 그런 교육에만 주력하고 있다.

왜 교육을 하면서 무조건 꽉꽉 채우려고만 하는가.

조금이라도 빈자리를 만들어 그 빈자리를 아이들이 채워갔으면 좋겠다.
다양한 수업방식과 가이드를 통해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를 아이들이 깨쳐나가는 것이 우리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지만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소중한 우리새싹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좀 더 변화해야 한다.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내가 가슴에 품고 있는 소중한 스승님이 몇 명이나 되는지 곰곰이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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